송악산에서 바라본 한라산, 용머리 해안, 산방산, 형제섬

교래리 근처.

교래리 근처.

교래리 근처.

정석항공관 가는 길

다랑쉬 오름에서 바라본 풍경. 너무 헤이즈가 심했습니다.

오 설록 녹차박물관

해안도로에서. 풍경도 좋지만 이런 느낌의 사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풍차들

안녕하세요, 박상우 입니다. 훈훈해지는 날을 함뿍 느끼시고 계신지요? 저에게는 춘곤증이 빨리도 오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산신령님께서 쪽지를 보내셨는데요, 답을 쪽지로 하려니 너무 긴 것 같아 이곳에 올립니다. 혹시 이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신다면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주세요. 수고스럽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산신령님께.

제주도!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곳입니다. 2박 3일이면 혼자 둘러 보시기에는 충분할 듯합니다. 제가 제주도에 사는 것이 아니지만 둘러본 곳을 중심으로 추천을 해드릴까 합니다.

우선 일정은 제주를 반으로 잘라 동과 서로 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서귀포를 중심으로 5. 16도로(11번 국도)와 1100도로(99번 국도)를 축으로 삼고 1116, 1117, 1112번 산록도로와 해안 도로를 중간 중간 사용하여 돌아보시면 제주의 푸른 바다와 중산간을 한 번에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단, 이 두 국도(11번, 99번)는 밤에는 정말 위험하니 밤에는 서부 산업도로(95번 국도)나 동부 산업도로(97번 국도)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일
서귀포 -> 천지연 폭포 -> 1100도로 -> 1100고지 휴게소 (5.16도로 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 주세요. 제주로 가는 중간에 갈림길이 나옵니다.) -> 용두암 -> 해안도로 -> 협재 해수욕장 -> 오설록 녹차박물관(명리동 식당) -> 수월봉 -> 해안도로(한경-대정 해안도로) -> 송악산 -> 산방산(용머리 해안) -> 중문 롯데 호텔 -> 서귀포 숙소

2일
서귀포 -> 정방폭포 -> 5. 16도로 -> 절물 자연 휴양림 -> 1112번 국도 -> 교래리 -> 정석 비행장 -> 다랑쉬 오름(월랑봉) -> 성산 일출봉 -> 숙박

3일
성산 -> 우도 -> 성산 -> 제주(해안도로 이용. 성산-김녕 해안도로)

이 정도로 코스를 짜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 날, 비행기 시간이 저녁이라면 조금 더 둘러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우도에서 조금 길게 머무시면 좋을 것입니다. 혹자가 이야기하기를 우도에 제대로 된 제주의 모습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우도에서 2시간 이상  계시면서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실 예정이시라면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으나 오토바이를 이용하실 생각이시라면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가시는 것이 더욱 경제적입니다.

솔직히 제주를 관광하는 데는 2박 3일이면 충분하지만 제주의 맛이 느껴지는 사진을 찍으시려면 2박 3일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찍을 것들이 많아, 역설적으로는, 제대로 된 느낌 있는 사진을 건지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주에 살지 않는 한 오래 머물기가 힘들기에 안타까움이 많은 여행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몇몇 멋진 곳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면 작품(!)을 잡아오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코스별로 간단한 코멘트를 붙이는 것으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1100도로 : 1100도로는 대부분 아실 것으로 압니다. 제 2 횡단 도로라고도 불립니다. 한라산을 남북(제주-서귀포)으로 관통하는 도로로써 커브가 많고 깊은 숲을 지나기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한라산 정상을 조망할 수 있어서 더욱 특이합니다.

㉡ 구엄-신엄 해안도로 : 협재 해수욕장까지 가는데 나오는 이 해안도로는 깎아지는 듯한 현무암 절벽이 아주 멋진 도로입니다. 도로 중간 중간에 절벽 가까이 벤치나 정자 같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다와 절벽, 곡선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함께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협재 해수욕장 : 제주에서 가장 멋진 해수욕장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곳을 단연 백미로 치고 싶습니다. 날이 좋은 때에는 정말 멋진 에머랄드 빛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사실, 제주 어느 바다가 그렇지 않겠습니까?). 맞닿은 하늘과 바다가 서로를 파랗게 탐닉하는 섬. 이 표현이 아깝지 않습니다.

㉣ 오‘설록 녹차 박물관(명리동 식당) : 박물관 내부보다는 박물관 앞에 펼쳐져 있는 차밭이 아주 멋집니다. 시정이 좋다면 녹차밭과 한라산을 함께 담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명리동 식당은 맛집 멋집 게시판에 제가 지도와 사진을 올려놓았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첫날 일정대로 따라오시면 명리동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http://chulsa.kr/bbs/zboard.php?id=ea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8

㉤ 수월봉 : 산방산과 송악산보다는 웅장함이 덜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풍광은 아주 빼어납니다. 특히 수월봉 진입로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아주 좁은 콘크리트 도로로 진입하시면(급경사, 급커브입니다. 길 너비는 자동차 두 대가 교차할까말까 합니다. 계속 들어가시면 차 돌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월봉의 전체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다에 아주 가까이 접하게 됩니다. 해수욕장이나 잘 정돈된 곳(이름난 곳)은 대체로 파도가 강하지가 않습니다만 이곳은 바다쪽으로 현무암이 불쑥 튀어나와 있는 형태이기에 바람이 많이 부는 때 들르시면 굉장한 포말을 담으실 수 있습니다.
수월봉에서 산방산으로 가실 때 해안도로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고산리, 대정을 경유하시면 제주의 밭과 산방산을 넓게 담으실 수도 있습니다.

㉥ 송악산 : 송악산을 오르는 도로는 굉장히 협소하고 커브가 많습니다. 아주 위험하기 때문에 조심운전 하셔야 합니다.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산방산과 형제섬, 용머리 해안, 한라산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날이 좋으면 꽤 괜찮은 사진을 찍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주차장에서 송악산 정상으로 1분 정도 걸어가면 탁 트인 포인트가 나옵니다. 출사지 정보에 제가 글을 올려놓았습니다.

㉦ 중문 롯데 호텔 : 이곳의 풍차 라운지는 워낙 유명해서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것이라 봅니다. 이곳에서 숙박을 하지 않아도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로비에서 직원에게 풍차 라운지 위치를 물어보시면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

㉧ 5. 16 도로 : 이곳이 1100도로보다 조금 더 좋습니다. 이 도로에서 1112번 국도로 빠지시면 멋진 숲길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 찍으셔도 작품이 될 것입니다. 특히 새벽 빛 내림과 안개, 삼나무 숲을 찍으시면, 상상 그 이상을 보실 겁니다.(^^)

㉨ 교래리 : 5. 16 도로에서 1112번 국도로 들어서서 성산쪽으로 계속 진행하시면 교래리가 나옵니다. 이곳의 좁은 길들을 그냥 따라 들어가 보세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이곳은 맑은 날보다는 흐리고 부슬비 내리는 날이 더욱 좋습니다. 은은한 사진을 좋아하신다면 말이지요.

㉩ 정석 비행장 : 교래리에서 정석 비행장으로 가는 길에는 목장들이 아주 많습니다. 넓은 평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길게 이어진 도로와 흔들리는 꽃들을 장노출로 담아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 다랑쉬 오름 : 저는 제주의 제대로된 모습은 중산간 지역과 오름에 있다고 봅니다. 제주에 가셔서 푸른 바다와 하늘만 보고 오시면 다들 보는 제주의 모습을 보고 오신 것입니다. 오름에 한 번 올라보세요. 한라산을 필두로 200여 개의 오름들이 멀리 바다와 성산 일출봉과 어울려 제주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정말 글로 이 느낌을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다랑쉬 오름은 길도 잘 정리되어 있고 근처에 많은 오름들이 있기 때문에 맑은 날에 오르면 정말 정말 좋을 것입니다. 저는 몇 번 올랐는데, 안타깝게도 맑은 날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멋집니다. ㅎ 오르는 길이 굉장히 경사가 급합니다. 단단히 마음먹고 오르셔야합니다. 출사지 정보에 글을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 성산-김녕 해안도로 : 다시 육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운전을 하시면 됩니다. 천천히요. 이 길을 따라 오시면 풍차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풍차를 배경으로 담으셔도 멋집니다. 돌아가는 풍차 바로 아래 서 계시면 굉장합니다. 후욱 후욱 돌아가는 풍차를 보고 있노라면 그 날개에 한 방 맞을 것 같습니다. ㅎ

㉬ 제주 공항 항공기 궤적 : 제주 공항은 65도, 245도 활주로를 주 활주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착륙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위치가 달라집니다. 65도 활주로로 착륙한다면(한림쪽에서 제주쪽으로 비행기가 날아옵니다.) 제주시 도리 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공항쪽으로 우회전 또는 좌회전 하시면 활주로 끝단으로 나있는 도로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찍으시면 됩니다. 만약 245도 활주로를 사용한다면(성산쪽에서 제주쪽으로 비행기가 날아옵니다.) 레포츠 공원을 찾아 가시면 됩니다. 이곳 근처에서 잠시 기다리시면 어디에서 찍어야 할지 아실 겁니다. 비행기가 5분 10분 간격으로 자주 뜨고 내리기 때문에 그다지 지루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의하실 것은 공항 경비원들에게 걸리면 혼납니다.
또한, 서귀포에서 제주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서귀포에서 숙박하시면서 저녁 때 잠시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주공항과 용연을 함께 묶어 다녀오시면 좋습니다.

㉭ 제주 공항 근처 찜질방 : 비행기 타기 전에 여독을 푸시려면 이곳에 한 번 들러보세요. 맛집 멋집 게시판에 글 올려놓은 것이 있습니다.
http://chulsa.kr/bbs/zboard.php?id=ea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7

각 포인트(?)의 매직 시간대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일출과 일몰, 그리고 야경이 아니면 그렇게 시간이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숙박 정보 또한 민박이나 게스트 하우스를 사용하지 않으신다면 가격은 거의 비슷할 것 같아 뭐라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민박이나 여인숙에서 숙박을 했기에 그런 곳을 일일이 말씀드리기도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좋은 사진 많이 찍어 오시기 바랍니다. 정말 부럽다는 생각뿐입니다!!

박상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