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 악마의 목구멍 .. 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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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원주민 과라니 족이 이곳에 깃들어 살던 시절이다.
아름다운 처녀 나이피 와 용감한 총각 타로바는 사랑에 빠졌는데
불행히도 나이피는 이곳을 지배하는 뱀의 신에게 바쳐질 제물로 뽑히고 말았다.
젊은 연인은 카누를 타고 도망을 갔지만 분노한 신은 강을 쪼개어 폭포를 만들고,
나이피와 타로바도 폭포로 만들어버리는 형벌을 내렸다.
그 후 과라니 족은 “큰 물” 혹은 “위대한 물”이라는 뜻으로 이구아수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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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구아수 폭포는 큰물을 떨구며 거대한 소리를 낸다.
악마의 목구멍 폭포 소리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한데 뭉쳐놓은 듯 너무
웅장하여 사람의 귀로는 다 받아드릴 수 없기에 ... ...
지그시 눈을 감고 가슴을 열면...
거대한 폭포소리는 어느덧 나이피와 타로바의 사랑의 세레나데로 바뀌어 감미롭게
들려온다.
지그시 감았던 눈을 다시 뜨면...
폭포 옆 험악한 절벽으로 한 사람이 온 힘으로 기어오른다.
영화 “미션(1986)”에서 노예상인이었던 멘도사가 가브리엘 신부를 따라 등에
돌짐을 지고 절벽을 오르는 고행을 하던 중에 자신의 돌짐을 끊어 버리는
과라니 원주민 앞에서 통곡을 하는 장면이다.
가브리엘 신부가 오보에로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를 연주하는 장면은
이구아수 폭포로 인해 더욱 인상 깊은 장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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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목구멍 앞에서...
나는 이어폰을 꺼내어 넬라 판타지아를 듣는다.
잔잔하게 가슴을 흔들며 넬라 판타지아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세상 어떤 소리도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사라진다.
악마의 목구멍에서 터져 나오는 천둥 같은 소리도 사라지고... ...
악마의 목구멍에서 퍼져 나오는 암흑 같은 안개도 사라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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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환상 속에서
모두 정직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봅니다.
저 떠다니는 구름처럼
항상 자유로운 영혼을 꿈꿉니다.
영혼 깊은 곳까지 박애로 충만한 영혼을
환상 속에서
밤조차도 어둡지 않은 밝은 세상을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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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 판타지아 노래가 끝나갈 때쯤 ...
폭포 안개 위로 오색 무지개가 솟아오르고 천국의 향기가 퍼진다.
내 가슴은... ...
떠나는 구름이 되고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악마의 목구멍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내 영혼은... ...
튀어 오른 작은 물안개 되어
환상 속에서 편안하고 따뜻한 바람으로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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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악마의 목구멍은 눈으로 보는 폭포라기보다는 귀로 듣는 폭포였고 가슴으로
느끼는 장관이었다.
여행이 끝난 후...
사진에 담긴 악마의 목구멍을 다시 볼 때에는 조용한 방에서 폭포 소리 대신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크게 틀어 가슴을 흔들어놓은 후에 악마의 목구멍
사진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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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 강물의 절반가량이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불리는 길이 700m,
폭 150m의 U자형 폭호(폭포 아래 형성된 호수나 웅덩이), 82미터 높이의
폭포로 초당 6만 톤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구아수 강은 브라질의 쿠리치바시 인근에서 발원하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경을 흐른다.
폭포의 20% 정도는 브라질 영토에 속하고 나머지 부분 80%는 아르헨티나
영토에 속한다.
이구아수 강은 이구아수 폭포를 기준으로 상류와 하류로 구분된다.
발밑으로는 짙푸른 강물이 흐르고 어디선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악마의 잔등을 밟고 걸어가는 듯 다리는 떨려오고
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발걸음도 빨라진다.
마침내, 입을 벌린 악마의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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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말이나 글로도 표현할 수 없고, 그 어떤 카메라로도 웅장함을 담을 수 없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끝없이 피어오르는 물안개...
바람에 흩날리는 물보라에 온 몸이 금세 젖어버린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포말 너머 무지개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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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눈물과 울음...
그 어떤 통곡도 이 폭포 앞에서는 다 묻혀버리고
오직 침묵만 존재한다.
모든 소리가 귓전에서 지워지고
모든 세계가 눈앞에서 사라진다.
오직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만 남아
몸과 마음을 뜨겁게 적신다.
영혼을 가져가버리는 폭포...
거친 숨 토해내는 악마...
가만히 바라만보고 있다가는
살아서 꿈틀거리는 깊고 어두운 구멍 속으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폭포 위로 둥글게 솟아오른
천사의 무지개를 붙잡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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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앞에 적혀있던 “Do not try to describe it in your voice.
(당신의 언어로 묘사하려 애쓰지 마시오)”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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