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행기 형식등의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 빛으로 그린 수채화 ..
2020-07-23 13:52:28
jin 0 26,045

.. ^^
.. 비내리는 오후
.. 소나무향기가 숲속에 가득합니다.
.. 빗방울에 퍼지는 한줄기 빛으로
.. 소나무향기를 그려봅니다.
..
.. 그리고
.. 빛으로 그린 마음의 수채화를
..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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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찹쌀떡 .. 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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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영하 30도의 겨울에 몽골 뒷골목을 거닐었다.

그곳의 풍경은 반세기 전 마치 내가 어릴 적 살았던 양철지붕의 가난한 동네 모습이다.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며 낮은 담장을 기웃거리다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에게서

내 옛 모습을 그려본다.

언덕길 따라 작은 집들은 추위에 떨고 있는데, 마당에 게르에서는 따뜻하고 행복한

연기가 피어오르며 추위를 녹인다.

게르 안에는 양고기를 불에 달군 돌로 익힌 허르헉이란 음식을 둘러앉아 함께

뜯고 게르 밖 추위를 잊는다.

땅은 얼어 터지고 하늘은 갈라졌다.

작은 뼈에 붙은 고기를 정성껏 발라 먹으며 게르 밖에서 부는 찬바람 소리에

옛 기억이 한순간에 밀려온다.

게르 안의 화덕은 엄마가 갈래 떡 구워주시던 연탄난로처럼 보였고

고기는 갈래 떡처럼 쫄깃했고 함께 마신 차는 찹살 떡처럼 달콤했다.

게르 밖에서는 몽골 초원을 달리는 칭기즈칸의 말발굽 소리가 찬바람에 실려 희미하게

들려온다.

다가오던 말발굽 소리는 어느덧 “차압 살 떠억” 소리로 변해 다가왔다.



어린 시절 한겨울이면 땅은 얼어 터지고 하늘은 갈라졌다.

밤이 되면 창밖 골목길 어둠 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다가오다가

찬 바람에 밀려 사라지다 귀를 기울이면 다시 다가온다.

“차압 살 떠억”

엄마한테 졸라 대문 열고 나서면 골목 어귀 어둠 속에서 어깨에 한 짐 메고

서걱거리는 사람이 보인다.

“찹살떡 주세요”

털모자 푹 눌러쓰고 털실 목도리로 온몸을 곱게 감은 사람은 담요로 칭칭 감은

작은 상자를 연다.

뽀시시한 하얀 찹쌀떡 사이로 희미한 김이 오르다 찬바람에 사라진다.

떡 봉지를 받고 얼음처럼 차가운 손 위로 돈을 건네며 마주친 얼굴은 내 또래

아이로 어려 보였다

“동네 어디서 본 얼굴인데...” 찬바람에 기억이 얼었다.

엄마는 연탄난로 위에 딱딱하게 얼은 갈래 떡을 올려놓고 노릇노릇 구우셨고

곤소금에 찍어 한입씩 끊어 먹으며 함께 달콤한 앙꼬가 든 찹살 떡을 씹었다.

짠맛 위에 달콤한 맛은 한겨울 한밤중의 꿈이었다.

맛있게 먹는 아들 모습을 보고 있는 엄마는 행복이었다.

땅은 얼어 터지고 하늘은 갈라졌다.

창밖에선 여전히 어린 소년의 “차압 살 떠억” 소리가 찬바람에 실려 희미하게

다가온다.

꿈속에서도 “차압 살 떠억” 소리는 지워지지 않았다.



.오늘은 초복이란다.

장맛비가 잠시 멎고 창밖에 구름 사이로 파란빛이 흘러내린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뒷산 너머로 오랜만에 뻐꾹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왜 “뻐꾹” 소리가 갑자기 “차압 살 떠억” 소리로 들리는지 ... ...

복날이면 어머니와 함께 먹던 삼계탕을, 오늘은 혼자서 먹을 자신이 없다.

한여름에도 찹살떡 파는 곳이 있을까... ...
.




5Comments
무시로/최진유 2020.07.23(목) 오후 09:26:02
환상적인 작품이네요.즐감합니다.
雨野/韓玄雨 2020.07.24(금) 오전 07:40:01
열정이 넘치는 작품, 수고 하셨습니다.
처리/손상철 2020.07.27(월) 오전 11:51:27
햐~ 감동적입니다~~!!추상갤러리에도 한두점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태권V(權宗垣) 2020.07.27(월) 오후 04:26:18
이런 이런~! 독특한 시선, 형용할수 없는 감동입니다.
onetop 2021.02.15(월) 오후 04:55:05
상상도 못 할 작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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