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코리아

주안 4 28,95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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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6일,

사진작가 5명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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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X에 도착한 후,

LA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하루 종일 차를 몰아 2월 18일 저녁에 Page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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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ab에 도착했을 무렵

Daily Lottery 마감 시간이 다가와서

일단 두 명만 Daily Lottery를 신청했다

Page에 도착해서 결과를 확인하니 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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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슈 밴드 일출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웨이브 퍼밋을 받기 위해

다시 Coyote Buttes North(The Wave) Daily Lottery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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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26/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00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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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한 폐렴이라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웨이브 추첨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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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이전에

웨이브 추첨 방식은

커냅(Kanab) BLM 오피스에서

뺑뺑이를 돌려서 10명을 뽑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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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사무실에

적게는 100여명에서

많게는 200명 이상의 지원자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빼곡이 들어선 가운데

(들어오지 못한 사람은 바깥에 서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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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뺑이를 돌리는 순간에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만큼

모두 잔뜩 긴장된 채 숨죽여 결과를 기다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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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가 적힌 구슬이 나올 때마다

떨어진 사람들의 장탄식이 장내에 울려퍼졌다.

현장에서 추첨할 때의 긴장과 스릴감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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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한 폐렴 이후에

더 이상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없어서

BLM측에서는 다른 추첨 방식을 고안해 내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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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기존의

Advanced Lottery와는 별개로

당일 추첨방식인 Daily Lottery를 새로 만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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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Daily Lottery는

위치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아무 곳에서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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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는 Page 인근,

서쪽으로는 자이언 캐년 인근,

남쪽으로는 노쓰림의 관문인 Jacob Lake,

북쪽으로는 오더빌 인근 이내에 있는 사람들만

지원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진 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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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셀폰으로만 가능한데다

인터넷이 연결되었다고 다 신청 가능한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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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즌이나 티모빌,

AT&amp;T처럼 미국내 회선이 아니면

한국의 셀폰은 로밍이 된 셀폰만 신청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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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28/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00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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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Daily Lottery는

기존의 10장의 퍼밋에서 16장으로 늘어났다.

말하자면 웨이브 입장 인원이 10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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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ttery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신청할 수 있고

한 사람당 신청비는 9불, 결과는 당일 저녁 7시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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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에 우리는

네 사람이 지원했으나 네명 다 탈락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초조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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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29/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00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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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월요일, 이번에는

로밍을 해오지 않은 사람들까지

다 로밍을 하게 만들어서 6명이 신청했다.

6명이 신청할 경우 모두 54불의 비용이 들었다.

추첨 방식 변경 이후에 BLM만 돈을 버는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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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 캐년의 일몰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한명씩 한 명씩 확인해 보았지만

이번에도 모두 다 탈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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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0/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00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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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화요일,

자이언 캐년 오버룩의 일출 촬영 후에

6명이 모두 각각 다른 위치에서 Daily Lottery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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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캐년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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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캐년에서는

웨이브 당첨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다음날, 카멜 정션까지 와서야 결과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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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한 사람, 한 사람 당첨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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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카멜 정션에서

모두 탈락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팀원들에게 남은 일정에 대한 상황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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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웨이브 신청 후에

또 떨어질 경우 어떻게 할지를 의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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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론 끝에

오늘 추첨에서 또 떨어지면

웨이브는 포기하고 다른 일정에 집중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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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정션에서

두 사람이 신청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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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람이 신청하려고 핸드폰을 찾았는데

거기에 핸드폰이 없었다. 핸드폰이 사라진 것이다.

이 에피소드를 다 이야기하려면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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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2/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00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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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이번에도 모두 탈락하면

이제 아치스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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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된 마음으로

한 사람씩 확인하기 시작했는데

6명 중 3명이 모두 탈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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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모두

고배를 마시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물밀듯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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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3/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29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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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례가 되었다.

이메일을 열고 Recreation.gov를 클릭했다.

첫줄에 Congratulations!라는 글이 눈에 확 들어왔다.

네 번 떨어지고 드디어 5일 만에 당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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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동안

Daily Lottery 신청 비용으로만

216불(1,300×216=280,800원)의 비용이 들었으며

당일 웨이브 입장료 포함하면 모두 270불의 비용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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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웨이브(The Wave)가 있는

버밀리언 클리프 National Monument는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부터 목장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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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90년 대 중반 독일의 어느 다큐 촬영팀에 의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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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5/사진" width="900" data-exif="900x675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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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엔 극소수의 사진 촬영가나

오지 여행 매니아에게만 알려져 있었고

당연히 퍼밋 시스템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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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방문자 수가 점점 늘어나자

웨이브가 있는 Coyote Buttes North 지역의 보호를 위해

인터넷 신청으로 10명, 워크인 퍼밋으로 10명만 입장할 수 있게 법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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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만 해도

웨이브에 들어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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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해도

웨이브 추첨에 떨어지면

다음날 번호를 두 개 주었기 때문에

처음 온 사람들보다 당첨 확률이 두 배나 높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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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를 제외하면

하루에 적게는 20명, 많아야 50명 미만이어서

이틀이면 대부분 당첨되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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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7/사진" width="1200" data-exif="1200x800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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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웨이브 워크인 추첨 장소는

커냅(Kanab)과 페이지의 중간쯤에 있는

White 하우스 트레일헤드 부근에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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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즈음에

커냅의 BLM 오피스로

추첨 장소가 바뀌면서부터

웨이브 지원자가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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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에 떨어진 사람에게

번호를 두 개 주던 특혜는 사라졌고

그 때부터 워크인 퍼밋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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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8/사진" width="1196" data-exif="1196x712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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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웨이브에 들어가면서

기억에 남는 출사가 몇 번 있었다.

웨이브는 해마다 한번 정도 들어갔었는데

2012년은 한 해에 세 번 들어갔다.(1.7/ 2.16/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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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image" src="/proxy/bbs/55948339/사진" width="1194" data-exif="1194x744 | Quality(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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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는

5월 14일, 7월 25일, 12월 6일,

이렇게 세 번 웨이브에 들어 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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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7월에 웨이브에서

세 사람이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우리가 들어가기 며칠 전에 한 사람이,

우리가 다녀 온 후에 두 사람이 각각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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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의 90%는

여름철에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해

갈증과 쇼크에 의한 심장마비로 인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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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5일에는

BLM 오피스에 9명 밖에 오지 않아서

추첨없이 웨이브에 들어간 전무후무한 날이었다.

그와 같은 일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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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갔던 날 중에

가장 적게 온 날은 2012년 2월 15일의 1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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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1월 8일, 2월 5일, 12월 10일,

이렇게 세 번 웨이브에 들어 갔었는데

12월 10일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외숙 작가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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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은 남편과 함께

2012년 가을에 미국에 왔었는데

웨이브 추첨에 네 번 모두 떨어져서

난 오랫동안 그분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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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2년 후인 2014년,

난 그분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웨이브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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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예전에 여사모에 있었던

발품사랑님 이하 5명이 옐로스톤에 이어

웨이브를 목표로 다시 미서부 출사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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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사랑님 팀과는

12월 11일에 웨이브에 들어 갔다.

아침 일찍 들어가서 별사진을 촬영하고 나왔는데

그믐 때라 너무 캄캄하여 사방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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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웨이브를 나서자마자

바로 눈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

갑자기 모두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처럼 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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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때의 웨이브가

그렇게 칠흑같이 어두운줄 나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전혀 길을 헤매지 않고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했다. GPS도 없이.

그래서 그 때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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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털롭 캐년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의 사진작가들이

가장 촬영하도 싶어하는 스팟 가운데 하나이다.

말하자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촬영해 보아야할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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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진을 보시려면&nbsp;⇒<a href="https://blog.naver.com/westtour">&nbsp;https://blog.naver.com/westto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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