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행기 형식등의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220309 석양에 서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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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보내온 자네 편지를 읽고 내 가슴에 답장을 내려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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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병실에 누워 얼마나 힘들까?
새벽에 보내온 친구의 편지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러나 친구는 담담히 내게 마음을 전해왔다.
곁에 걱정해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며…….
“내 병이 인생의 후반 삶에 절제, 겸손과 수양의 디딤돌이 되도록,,,
“병을 친구 삼아 잘 지내겠다고….”
“자식들에게 남은 삶을 의연하게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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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 담긴 글을 눈에 담으니 친구의 고통스러운 얼굴이
떠올랐지만, 그 친구는 이미 “ 마음이 가난한 자이니…. ” 하며
잠시 눈을 감고 편지 속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친구의
얼굴은 평안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 친구는 보통 친구들과 달랐다.
함께 밥 먹고 술 마시는 모습은 다른 친구들과 같지만 대화하는
모습은 진지했고,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 나왔다.
친구의 말은 겸손했고, 들을수록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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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친구의 지난 삶 이야기를 듣고 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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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니 꼴스꼬에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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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 오랜만이야…!”
“야…! 몇 년 만이냐…!”
둘은 악수하며 서로의 얼굴을 훔치듯 쳐다본다.
턱에 흰 수염이 멋지게 자랐고 이마가 조금 넓어졌을 뿐 그는
오래전 모습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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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마실까…?”
“좋지…!”
둘은 서로 보며 웃는다.
대학 시절 우연히 만나 대낮에 맥줏집 들어가 술내기를 하자며
숨차도록 마시고 큰길가에 앉아 수 없이 토했던 기억을 그와
나는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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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지냈기에 통 얼굴이 안 보여…?”
“응…. 러시아에 좀…!”
둘은 서로에 귀를 기울인다.
십여 년 전에 그는 강원도 계곡에 집을 짓겠다며 소식이 끊어졌고
그 후에 계속 그의 소식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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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갔어…? 아니면 사업하러…?”
“아니…. 그냥….”
둘은 맥주잔을 부딪치며 숨을 고른다.
오래전 그가 다니는 교회에 가서 함께 예배를 본 기억이 문득
떠오르며 그의 다른 삶을 보았었다.
그는 그 교회 유일한 장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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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오래…?
“3년 좀 넘게 선교 생활하며…. 고려인들과 살았지….”
둘은 눈을 맞추며 대화의 첫 말을 생각한다.
그는 여러 사업을 하며 사회적으로 성공적 삶을 살았지만,
종교적인 면에서도 가슴 가득히 하늘의 열망을 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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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볼고그라드 비행장에서 그는 허름한 잠바 차림으로 부인과 함께
나왔다.
사업상 여러 나라를 다녔지만, 러시아는 처음이라 긴장은 되지만
그의 얼굴은 평화롭고 오히려 미소가 흘렀다.
얼마나 오고 싶었고 또한 그들을 만나고 싶어 했나….
부부는 버스에 몸을 싣고 검푸른 볼가강을 건너 자작나무 울창한
숲을 헤치며 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으로 떠났다.
노보니 꼴스꼬에 가는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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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정도 고려인이 거주하는 노보니 꼴스꼬에 마을은 황량했고
쓸쓸했다.
낮에는 살이 타는 햇살이 무서워 그늘로 숨어야 하고 밤에는
지옥 같은 추위에 움츠려 장작불을 껴안아야 했다.
침대 없이 바닥에 담요 한 장 깔고 자니 밤새 뒤 치덕이다가
몸에 둘둘 말린 담요를 풀어 젖히며 뻣뻣해진 몸을 꿈틀대며
일어난다.
작은 창으로 새벽이 보이면 부부는 앉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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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두막에 오게 되어 감사하다고….
오늘 그들과 좋은 하루를 열어달라고….
그들에게도 하늘에 영광을 내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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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젊은 고려인은 손발로 인사하고 늙은 고려인은
옛 우리말로 인사하며 그들과 한 가족으로 지낸다.
그들이 기르던 개를 잡으면 달려가 함께 먹고 노래와 춤을 췄다.
누군가 쓰러지면 먼저 다가가 비상약을 먹여주고 함께 아픔을
나눴다.
여러 곳에서 모여든 고려인들은 살기 위해 온 힘을 쓰나 손에
잡은 것은 삽과 호미뿐이고 가진 것은 고리대금 빚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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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매시간 그들과 함께 일하며 함께 모여 기도를 한다.
농작물이 빨리 자랄 수 있게 비닐하우스를 갖도록….
농지를 넓힐 수 있게 작은 트랙터를 갖도록….
씨앗을 사들일 자금을 저리 이자로 빌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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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고려인들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여자들에게는
한국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는 한국 교회에 고려인들의 실제 사정을 알리고 계획을
세우고 도움을 받았고….
몇 번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고려인들 밥상에 김치가 오르고 양고기가 냄새를 풍긴다.
그리고 음식을 먹기 전에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고려인들은 비닐하우스를 갖게 되고….
트랙터를 갖게 되고….
고리대금에서 벗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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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려인들이 원하던 것들을 해냈다.
마치 어미가 자식을 키우듯 온 힘으로 부딪치고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듯 온 마음으로 무릎을 꿇어
기도했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모든 것이 그분이 한 일이고 자기는 기도만 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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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친절하고 도움 주기를 흐르는 물처럼 하고...
연민과 사랑을 태양처럼 하고….
남의 허물을 덮는 것을 밤처럼 하고….
자신을 낮추고 겸허하기를 땅처럼 하고….
있는 대로 보고 보는 대로 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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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와 목욕은 옆집에 있는 공동 지하수에서 하고 겨울이면
콧속까지 얼고 눈까지 얼어 뻑뻑해지는 노보니 꼴스꼬에이지만
하나님이 함께했기에 너무나 행복했다고….
주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기에 한없이 즐거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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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니 꼴스꼬에 가는 길에 하나님을 만났고….
엠마오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두 제자처럼
행복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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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져 걷는 그의 뒷모습 위로 둥근 빛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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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 많이 힘들겠네
아니, 새로 찾아온 손님을 맞아 천천히 마음을 열고
삶의 집착을 내려놓고 오직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으로
모든 삶을 감싸 안으시게나…….
그래도 자네는 주님이 계시니 “주님의 뜻대로 하소서”
기도하면 얼마나 편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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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입원하며 불편하겠지만,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마음속에 가끔 불어 넣어주시며 조금씩 평안을 찾아
오히려 편한 미소로 광야를 걸어 나오는
그분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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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면 자주 소식 주시게
자네 같은 멋진 친구가 있어 항상 고맙게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이번 일에 자네에게 도움이 안 돼 미안한 마음뿐이네
늘 곁에 친구로 자네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네.
친구는 병상에 누워있지만, 곧 훌훌 털고 일어날 거야….
오늘이 더 큰 디딤돌이 되어 아직 세상에 남겨진 할 일을 하며
늠름히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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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위해 오늘도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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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걷거나 천천히 걷거나 인생길은 주어진 시간 속에서
걸을 수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은 신이 주었는가?
그래서 신은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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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오는 햇살의 희망 속에도
어둠이 내리는 적막의 쓸쓸함 속에도
신은 웃음 없이 엄숙하다.
신이 내려준 엄숙한 그 길을 걸으며 두려운 신에게 무릎 꿇고
엎드려 삶의 웃음을 거두고 경외감으로 걷고 있는 길을 물어본다.
기도를 올린다.
길을 걸어가며 항상 궁금한 의문을 묻는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바른길인가요?
이 길은 언제 끝나나요?
천국에 오르는 길은 있나요?“
내 맘의 기도는 자유롭게 질문을 하지만 신은 대답이 없다.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영원한 신이시고, 신께 복종하나니
답을 주시길 다시 기도드린다.
”걸어온 삶과 죽음의 건널목 길에 서서 기도를 드리니 신께
다가갈 수 있는 사랑의 길을 열어주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신이 만드신 죽음이 있기에 삶의 의미가 크지만, 죽음이 어둠과
빛의 끝이 아니고 새로운 빛 속으로 그리고 사랑 안으로 들어가는
갈림길로 만드신 신에게 고요하고 평화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도록
순종하는 마음으로 침묵의 기도를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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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가 이미 신께 원초적 죄를 지었으니
내 죄를 어찌 셈할 수 있겠습니까만, 나 또한 신의 사랑으로
세상에 태어났으니 사람답게 주어진 길을 걸으며 텅 빈 마음은
신의 사랑으로 담아가며 걸음마다 행복의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간곡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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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
올겨울 들어 계속 포근하더니 오늘 갑자기 춥단다.
어디 날씨만 갑자기 변할까?
우리네 삶도 하루하루가 다르고 갑자기 변해가며
뜬구름처럼 흐르겠지.
구름에 앉아 지나온 길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또한
앞으로 갈 길은 바람에 휘날려 찾을 수 없으니
그저, 오늘 내가 앉아있는 이곳에서 맘 편히 지내는
그것이 가치 있는 삶일 듯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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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세월이 흘러가네.
거슬러 올라갈 수 없고, 뛰어넘을 수 없으니
마음 내려놓고 가는 길로 흘러가세.
가다가 웅덩이에 빠지면 잠시 쉬고,
바위를 만나면 조금 돌아가면 될 것이니
서둘지 말고, 넉넉한 마음으로 흘러가세.
우리는 이미 폭포수 되어 힘찬 젊음을 보냈고,
좁은 계곡을 지나다 넓은 바다를 꿈꾸며 중년의
가슴에 넓은 세상을 품고 흐르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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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고 흐르다 보면 넓고 낮은 곳에 도달하겠지.
넓고 낮은 곳에 물은 갈 곳 없어 편안하고
높은 물과 비교하지 않아 교만하지 않고
주변의 물과 함께 하니 외롭지 않아 좋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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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탐하지 못하고, 아무도 험할 수 없는 곳으로
흘러 가보세.
오늘 흐름이 늦고 빠름에 상관없이 무심히 흘러가세.
내일 흐름이 좁고 넓음에 관계없이 조용히 흘러가세.
흐름에 집착 없고 욕심 없이 오직 무위자연 속으로
흘러 들어가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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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며칠 전...,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 응급실에 갔다.
걸을 수 없어 휠체어 탔고 눈에 보이는 입원실은 온통 흰 벽이고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바깥세상은 없었다.
가끔 들리는 소리는 환자의 신음이 전부였다.
결국, 그동안 살아왔던 세상은 없어지고 커다란 흰 상자 속에 갇혀
머릿속까지 하얗게 바래져 흰 침대에 누운 하얀 늙은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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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나는 매일 이른 아침에 산책하러 나간다.
멀리 산언덕 넘어 떠오르는 태양에 붉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문득 감사한 마음이 가슴에 붉게 퍼진다.
한발 한발 내디디며 “감사합니다”를 읊조린다.
엊저녁 편히 잠든 것도, 오늘 아픈 곳 없이 조용히 눈뜬 것도 감사하고
이렇듯 아름다운 일출을 보며 걸을 수 있어 감사하고 마을 어귀에서
들려오는 낭랑한 닭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 감사하고 바람에 밀려오는
마을의 시골 내음을 맡을 수 있어 감사하고…….
그 후 나는 느꼈다.
편안히 자고 조용히 일어나 붉게 뜨는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감사한 일인지를…….
매일 뜨는 태양이 저렇듯 곱고 새벽닭 우는 소리가 이렇듯 정답고, 언덕 교회
십자가에 걸린 햇살이 그렇듯 가슴에 그리움으로 닿는데…….
그동안 어찌 무심히 지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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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기억나는 글귀가 있다.
남의 죽음은 철창에 갇힌 호랑이라 두려움 없이 말하지만
정작 본인의 죽음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호랑이라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한다고.…….
나도 나이 들어가며 몸이 성치 않으니 문득 낯선 길목에서
호랑이를 만나면 어쩌나 생각을 해보게 돤다..
“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도 정작 자기 죽음 앞에서는
예수를 껴안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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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교회 다니며 하나님을 종종 생각했지만,
늙어가며 점차 자신의 교만에 빠져 내가 내 삶의
주인임을 강조하며 자신만을 믿고 살아왔는데…….
이제 점점 좁아지고, 꺾어지는 삶의 뒤안길을 걷게 되니
어디선가 호랑이 울음소리에 숨을 곳을 찾는 철없는
아이가 되어간다..
마치 석양의 바닷가에서 모래집을 열심히 짓고 있는
철부지 아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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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가야만 하는 길인데….
누구나 다 두려워하는 길인데….
그 길을 어찌 혼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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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에게 간곡히 청하네
그분과 어찌하면 함께 갈 수 있을까….
낯선 길을 엄마 손 잡고 웃으며 걸어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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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산책길에 보이고 들리는 것마다 새롭고 정답고 또한 고맙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 떠오르는 지나간 삶의 추억이 새삼 그립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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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그 고마움을 가슴에 담고 묵묵히 지낼 수 있을까?
이제 그 고마움을 누군가에게 전해야겠다.
먼저 나를 낳아준 부모님께 고맙고, 주변에 함께해준 식구들에 고맙고,
나를 태어나게 만드신 하나님께 고마우니 한없는 얼굴들이 떠오르고
세상에 다 고마운 얼굴뿐인 것을 이제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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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땅 위로 잡혀 올라온 후에야 물고기가 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물의 고마움을 처음 느끼듯 나도 세상의 고마움을 가슴 속으로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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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삶에 고마움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겠다.
그 고마움이 내 가슴속에서 크게 자라
고마움이 사랑으로 변해 예수님을 닮아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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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끝나가는 겨울이 심술을 부리는 듯,
눈이 휘날리고 찬 바람 거세니 정원에 소나무가
팔을 흔들며 흐르는 겨울을 당당하게 배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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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마른풀 속을 들춰보니 손톱만 한 수선화가
꼿꼿하게 머리를 내밀고 미소를 짓는다.
작년 봄에 노란 꽃을 맘껏 피우고, 한여름엔 힘차게
키를 키우더니 가을엔 한숨 쉬며 슬픈 듯이 찬 서리에
온몸을 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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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에 목도리 두르고 동네 골목길을 걷는다.
나에게 다가오는 겨울을 헤쳐나가 찬 서리에 꺾이지 않고
거센 겨울바람에 당당히 지내온 소나무처럼….
또한, 내 마음에 다가오는 가을을 이겨내고 이른 봄 미소
짓는 수선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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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누구에게나 평온하지 않다.
가을을 이겨냈기에 수선화는 봄에 꽃을 피우고
겨울을 이겨냈기에 소나무는 사계절 푸를 수 있다.
나는 마음으로 살아왔기에 心外無物의 삶을 이루었고,
나는 몸으로 살아왔기에 身外無物의 삶을 살아왔다.
이제 가을과 겨울을 이겨낸 수선화와 소나무처럼
몸과 마음을 다스려 남은 삶을 그들처럼 살아야겠다.
혼자 걷다가 문득 붉게 물드는 하늘을 본다.
“언제 해가 저렇듯 기울었지?“
”밝지도 어둡지도 않고 참 곱다...“
서산 넘어 곧 떨어질 듯 기우는 햇빛이 가슴에 젖어 들며
그리운 추억의 그림자를 키운다.
문득 보고픈 얼굴이 붉은 석양빛에 물들며 점점 또렷해진다.
”고맙습니다….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젖어오는 눈을 감으며
조용히 인사를 한다.
그동안 잊고 지내며 무심했던 얼굴들이 나이 들어가니 석양빛에
보고픈 모습이 점점 더 또렷해진다.
마치 멀리 서서 다른 사람들의 석양을 구경하듯 바라보던 내가
이제는 나 자신이 스러져가는 석양이 되어가다 보니 한편 두렵고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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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가며 지는 해를 볼 때면 옛말이 떠오른다.
보고픈 얼굴 뒤로 떠오르는 옛말이 가슴에 스며든다.
”회자정리, (會者定離}.
만남에는 이별이 정해져 있고
생자필멸, (生者必滅).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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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미움, 정과 이별 이 모든 일이 만남에서 시작된다.
만남이 없으면 이별과 미련도 없고 사랑도 없다.
만남이 문제다.
네가 거기에 있었고, 내가 그곳을 갔었고……. 그렇게 시작하였다.
하지만 제 자리에 박힌 바위도 바람과 별을 만나고,
한 그루 나무도 그늘을 찾아온 나그네를 만나 인연을 이루듯,
삶은 숱한 인연의 호수다.
올 것은 온다.
갈 것은 간다.
이별을 걱정하는 사람은 매일 이별하며 산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이 있기에 세상은 공평하고 죽음을 빈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매일매일 행복하고 잔잔한 물이 더 깊이 흐르듯 삶도 잘 익어갈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일에 매달려 매일 죽음 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마지막 죽을 때 한 번만 죽음을 느끼며 남겨진 생을
즐기고 싶다.
만남이 즐거운 일이듯, 헤어짐도 즐거움으로 살 수만 있다면 좋겠다.
삶이 즐거워지려면, 몸을 건강하게 단련해야 하고 마음을 행복하게
유지해야 얻을 수 있다.
서둘러 걸어가니 넘어지고 앞만 보고 가니 지치게 되고, 급하게 걸어가니
후회할 일이 많이 생기니 이제는 천천히 비워가며 신중히 쉬엄쉬엄
인생길을 걸어도 늦는 것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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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 생자필멸이 운명이라면 굳이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매일 아침에 일어나 할 일 없음에 감사하고,
매일 잠자리에 누울 때 한 일 없음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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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숫타니파타』에 있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살고 싶다.
- 겨울 산행 처리/손상철 7 8031 5 24.01.20
- 미조 빗바위 산행 처리/손상철 9 12064 8 23.12.05
- 겨울 초입의 산행 처리/손상철 2 12056 2 23.11.28
- 가을 아침 산행~! 처리/손상철 16+1 16367 1 23.10.16
- # 석양에 서서 . . jin 42171 1 22.03.09
- # 새해를 바라보며 .. jin 42217 1 21.12.31
- # 입동 . . jin 42076 1 21.11.09
- # 고창의 봄 .. 선운사, 모양성 jin 42447 1 21.04.01
- # 홍매화 , 야생화 ..(그리스인 조르바) jin 42405 21.03.19
- # 어둠속에 희망 .. jin 42184 21.03.03
- # 년말과 년초에.. jin 3+2 164 21.01.04
- # 미생의다리.. jin 1+1 42307 20.12.26
- # 마이산과 용담호 .. jin 2+1 41700 20.12.20
- # 가을 교회 .. jin 2+1 41616 20.12.03
- # 산책 .. jin 4+1 41425 20.11.30
- # 백령도 .. jin 4+4 41375 20.11.18
- #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가을 .. jin 5+3 41645 1 20.11.06
- # 가을 빛 .. jin 4 41323 1 20.10.23
- 이런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雨野/韓玄雨 5+5 41159 20.10.04
- # 바닷가 일몰 .. jin 4 41867 1 20.09.28